사무실로 쓰던 상가를 빌려서 식당으로 영업하려고 했어요. 보일러 새로 달고, 온돌방 깔고, 주방 설비 넣고, 페인트칠까지 했어요. 수천만원이 들어갔죠. 이제 가게를 접고 이사를 가려고 하는데, 이 비용을 건물주에게 청구할 수 있을까요?
1.유익비, 정확히 뭔가요?
유익비는 건물의 객관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임차인이 지출한 비용이에요. 단순히 유지·보수하는 게 아니라, 건물을 더 좋게 만드는 데 쓴 돈이죠.
민법 제626조 제2항에서는 "임차인이 유익비를 지출한 경우 임대차 종료 시에 그 가액의 증가가 현존하면 임대인에게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요.
유익비와 헷갈리는 게 필요비예요. 필요비는 건물을 정상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꼭 필요한 수리비예요. 예를 들어 수도관이 터져서 고쳤다면 필요비예요. 반면 건물에 에어컨을 새로 달았다면 유익비예요.
예를 들어볼게요. A씨는 낡은 사무실을 빌렸어요. 벽에 금이 가서 보수했어요. 이건 필요비예요. 거기에 더해서 방음 시설을 새로 설치했어요. 이건 유익비예요. 방음 시설이 없어도 사무실은 쓸 수 있지만, 설치하면 건물 가치가 올라가거든요.
필요비는 즉시 청구할 수 있지만, 유익비는 임대차가 끝날 때 청구할 수 있어요. 이 차이가 중요해요.
2.어떤 비용이 유익비로 인정되나요?
모든 인테리어 비용이 다 유익비는 아니에요. 법원에서 인정받으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해요.
첫째, 건물의 객관적 가치가 증가해야 해요. 내 주관적 취향이나 특수한 목적을 위한 지출은 안 돼요. 예를 들어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로 벽화를 그렸다면, 이건 내 취향일 뿐 건물 가치를 높인 게 아니에요.
둘째, 임대차 기간 중에 지출한 비용이어야 해요. 계약하기 전이나 계약이 끝난 후에 쓴 돈은 안 돼요.
셋째, 증가된 가액이 임대차 종료 시에 현존해야 해요. 내가 설치한 시설이 임대차가 끝날 때까지 남아 있어서 건물 가치를 높이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예를 들어 보일러를 달았는데 나갈 때 다시 떼어갔다면, 증가분이 없는 거예요.
질문하신 상황을 보면, 보일러, 온돌방, 주방 설비, 페인트칠 모두 건물 가치를 높이는 거예요. 사무실보다 식당으로 쓸 수 있게 바꾼 거니까, 객관적 가치가 올라간 거죠. 이런 건 유익비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요.
3.유익비는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나요?
유익비 상환액은 임대인이 선택해요. 내가 지출한 비용과 증가된 가액 중에서 임대인이 고르는 거예요.
지출한 비용은 실제로 내가 쓴 돈이에요. 보일러 500만원, 주방 설비 1,000만원, 페인트 200만원 이렇게 영수증으로 증명할 수 있는 금액이죠.
증가된 가액은 그 시설로 인해 건물 가치가 얼마나 올랐는지예요. 보일러를 달아서 건물 가치가 400만원 올랐다고 감정평가가 나왔다면, 증가 가액은 400만원이에요.
임대인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어요. 당연히 임대인은 적은 쪽을 선택하겠죠? 내가 1,000만원 들여서 시설을 했는데, 건물 가치는 600만원만 올랐다면, 임대인은 600만원만 상환하면 돼요.
예를 들어볼게요. B씨는 상가에 2,000만원을 투자해서 인테리어했어요. 감정평가 결과 건물 가치는 1,500만원 올랐어요. 임대인은 1,500만원만 상환하면 돼요. B씨는 500만원 손해를 보는 거죠. 그래서 유익비 투자할 때는 나중에 다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4.유익비 청구는 어떻게 하나요?
임대차 계약이 끝나고 가게를 비울 때, 유익비 상환을 청구하는 절차가 있어요.
먼저 임대인에게 청구 의사를 밝히세요. "임대차가 종료되니 유익비를 상환해 주세요"라고 내용증명을 보내는 게 좋아요. 구두로만 하면 나중에 "그런 말 안 들었다"고 할 수 있거든요.
지출 증빙 자료를 제출하세요. 보일러 설치 영수증, 인테리어 견적서와 계약서, 시공 사진, 입금 내역 같은 걸 모두 정리해서 임대인에게 보여주세요. 증빙이 없으면 "그거 네가 한 거 맞아?"라고 다툴 수 있어요.
협의가 안 되면 감정평가를 의뢰하세요. 내가 3,000만원 들였다고 하고 임대인은 500만원만 인정한다고 하면, 전문 감정평가사를 불러서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거예요. 감정평가 비용은 보통 양쪽이 반씩 부담해요.
합의가 안 되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세요. 유익비상환청구소송을 걸어서 법원이 판단하게 하는 거예요. 승소하면 임대인은 상환해야 하고, 패소하면 소송 비용까지 내가 부담하게 될 수 있어요.
소송까지 가기 전에 협의로 해결하는 게 최선이에요. 소송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드니까요.
5.유익비 상환청구권과 유치권
유익비를 청구했는데 임대인이 안 준다고 버티면 어떻게 할까요? 이때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어요.
유치권은 돈을 받을 때까지 건물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예요. 민법 제320조에서 인정하고 있어요. 쉽게 말해 "유익비 줄 때까지 안 나간다"고 버틸 수 있는 거죠.
예를 들어볼게요. C씨는 상가를 나가면서 유익비 1,000만원을 청구했어요. 임대인이 "안 준다"고 해요. C씨는 유치권을 행사해서 계속 상가에 머물러 있을 수 있어요. 임대인이 "계약 끝났으니 나가라"고 해도, "유익비 받을 때까지 못 나간다"고 버틸 수 있어요.
하지만 유치권을 행사하면 실무적으로는 분쟁이 커져요. 임대인은 법원에 "유치권이 성립 안 된다"며 인도 청구 소송을 걸 수 있어요. 또 새로 들어올 세입자가 없으니 월세 손실을 임차인한테 청구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유치권은 최후의 수단이에요. 가능하면 협의로 해결하고, 협의가 안 되면 소송을 거는 게 나아요. 유치권은 임대인이 정말 나쁜 마음으로 안 줄 때만 써야 해요.
6.유익비 포기 특약은 유효한가요?
상가 계약서를 보면 "임차인은 유익비 상환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특약이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게 유효할까요?
유효해요. 유익비 상환청구권은 강행규정이 아니거든요. 당사자끼리 특약으로 포기할 수 있어요. 계약서에 "유익비 포기"라고 써있으면, 나중에 청구할 수 없어요.
그래서 계약할 때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야 해요. 특약란에 유익비 관련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만약 있다면, 인테리어 비용을 내가 전부 부담하고 나중에 못 받는다는 걸 각오해야 해요.
특약이 불공정하다고 생각되면 계약 전에 수정을 요구할 수 있어요. "유익비 포기 조항을 빼주세요" 또는 "일정 금액까지는 상환해 주세요"라고 협상하는 거죠. 임대인이 거절하면 그 조건을 받아들이거나 다른 상가를 알아봐야 해요.
이미 계약을 했는데 특약이 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면? 안타깝지만 특약이 유효해요. "몰랐다"는 변명은 안 통해요. 계약서에 서명한 순간 동의한 걸로 보거든요.
7.유익비 분쟁 예방하는 방법
유익비 때문에 다투지 않으려면 미리 대비해야 해요.
계약 전에 인테리어 계획을 알리세요. "저는 이렇게 시설 투자할 건데, 나중에 유익비 청구 가능한가요?"라고 물어보세요. 임대인이 동의하면 계약서에 "임대차 종료 시 유익비 상환한다"고 특약으로 넣으세요. 구체적으로 "보일러 설치비, 주방 설비비는 상환한다"고 항목까지 적으면 더 좋아요.
영수증과 사진을 철저히 보관하세요. 시공 전 상태 사진, 시공 중 사진, 완료 후 사진을 다 찍어두세요. 영수증, 계약서, 입금 내역도 스캔해서 파일로 보관하세요. 나중에 분쟁이 생기면 이게 다 증거가 돼요.
시공 전에 임대인한테 알리세요. 허락받고 공사하는 게 좋아요. 나중에 "내가 허락 안 했는데 마음대로 공사했다"고 하면 유익비 청구가 어려워질 수 있어요.
가능하면 원상복구 조항을 빼세요. 계약서에 "임대차 종료 시 원상복구한다"는 조항이 있으면, 유익비를 청구하기 어려워요. 내가 설치한 시설을 다 철거하고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하니까요. 원상복구 의무와 유익비 청구권은 양립하기 어려워요.
임대 기간을 고려해서 투자하세요. 계약 기간이 1년밖에 안 남았는데 3,000만원을 투자하면 손해 볼 가능성이 높아요. 투자 금액은 남은 임대 기간과 예상 수익을 고려해서 정하세요.
8.출처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상가건물 임대차 - 법제처
- 민법 - 법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