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돈을 빌려달라면서 담보를 요구했더니,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하겠다고 하네요. 전세보증금이 5천만 원이니까 안전하게 보이는데, 과연 믿어도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위험해요.
1.전세보증금반환채권이란
전세보증금반환채권은 전세 계약이 끝났을 때 임대인(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의무를 뜻해요. 반대로 세입자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있고, 이 권리를 '전세보증금반환채권'이라고 불러요.
이 채권은 법적으로 양도할 수 있어요. 민법 제449조에서 채권은 양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세입자가 "내가 받을 전세보증금 권리를 당신한테 넘길게요"라고 계약하는 게 가능은 해요.
근데 문제는 이 채권을 담보로 받는 게 실질적으로 얼마나 안전하냐는 거예요.
2.채권양도의 대항요건
전세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받았다고 해서 바로 임대인한테 "나한테 보증금 주세요" 하고 청구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민법 제450조에 따르면, 채권양도는 양도인(세입자)이 채무자(임대인)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승낙해야 채무자에게 대항할 수 있어요.
쉽게 말하면 세입자가 임대인한테 "제 보증금 받을 권리를 OO님한테 넘겼어요"라고 내용증명으로 통지하거나, 임대인이 "알겠어요"라고 승낙해야 한다는 거예요. 이 절차 없이는 임대인이 "나 몰라요" 하고 세입자한테만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어요.
3.임대인의 승낙이 문제예요
현실적으로 임대인이 채권양도를 선뜻 승낙할까요? 대부분 거절해요. 임대인 입장에서는 보증금을 세입자한테 돌려주면 그만인데, 굳이 제3자한테 줘야 할 이유가 없거든요.
통지만 하고 승낙을 안 받아도 법적으로는 유효하지만, 임대인이 "통지 못 받았어요" 하고 세입자한테 보증금을 주면 양수인(돈 빌려준 사람)은 손해를 봐요. 세입자가 그 돈을 안 갚고 도망가면 끝이에요.
또 임대인이 파산하거나 경매에 넘어가면, 전세보증금반환채권은 선순위 채권자들한테 밀려요. 담보대출이나 세금 체납이 있으면 그쪽이 우선이거든요. 결국 한 푼도 못 받을 수 있어요.
4.전세권 설정은 다른 얘기예요
전세권 설정은 전세계약과 완전히 다른 개념이에요. 전세계약은 주택임대차보호법으로 보호받는 일반적인 계약이고, 전세권 설정은 민법 제303조에 따라 등기부등본에 등기하는 물권이에요.
전세권을 설정하면 등기를 하기 때문에 제3자에게도 대항할 수 있어요.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전세권자는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고요.
근데 현실에서 전세권 설정은 거의 안 해요. 임대인이 싫어하거든요. 등기비용도 들고, 집을 팔거나 담보대출받을 때 불리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대부분 전세계약으로만 하고 전세권은 설정하지 않아요.
5.전세보증금 담보의 현실
지인이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사실상 담보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채권양도: 임대인이 승낙하지 않으면 실효성 없음. 승낙받아도 임대인 파산 시 회수 불가능.
전세권 설정: 임대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설정 불가능. 설정해도 선순위 담보대출 있으면 순위 밀림.
실거주 필요: 전세계약은 세입자가 실제로 거주해야 성립돼요. 세입자가 이사 가거나 계약 종료하면 채권 자체가 사라져요.
결국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받는 건 위험 부담이 너무 커요.
6.대안은 없나요
정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받고 싶다면 이렇게 하세요.
1단계: 전세권 설정 확인: 지인이 전세권을 등기하고 있는지 확인하세요.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면 알 수 있어요. 전세권이 없다면 담보로 받지 마세요.
2단계: 선순위 확인: 전세권이 있더라도 선순위 담보대출이나 세금 체납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선순위가 많으면 전세보증금을 못 받을 수 있어요.
3단계: 임대인 동의: 채권양도에 대해 임대인의 서면 승낙을 받으세요. 임대인이 거절하면 담보로 받지 마세요.
4단계: 공증: 채권양도계약서를 공증받아서 법적 효력을 확실히 하세요.
근데 솔직히 말하면, 이 모든 걸 다 해도 여전히 위험해요. 차라리 다른 담보를 요구하거나, 보증인을 세우거나, 공정증서를 작성하는 게 나아요.
7.2026년 전세자금 대출 규제
2026년부터는 수도권 및 규제지역 내 전세대출 보증비율이 90%에서 80%로 강화됐어요.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의 여신심사가 더 엄격해졌고요.
이건 전세보증금반환채권을 담보로 받는 게 더 위험해졌다는 뜻이에요. 임대인이 전세퇴거자금 대출을 받기 어려워져서, 보증금을 못 돌려줄 가능성이 높아졌거든요.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건 위험해요. 법적으로 가능은 하지만 실효성이 낮고, 임대인 파산 시 회수가 어려워요. 지인이 정말 급하다면 다른 담보를 요구하거나, 금액을 줄이거나, 보증인을 세우는 방법을 고려하세요. 전세보증금만 믿고 큰돈을 빌려주면 나중에 후회할 수 있어요.
8.출처
- 민법 제449조 (채권의 양도성) - 법제처
- 민법 제450조 (지명채권양도의 대항요건) - 법제처
- 주택임대차보호법 - 법제처
- 금융위원회 -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출수요 관리 방안 - 금융위원회